쏟아졌어

꿈일기 2019. 1. 14. 18:02

외할머니집 2층 바닥에 놓아뒀던 아이팟 나노가 휘어져있다. 사촌동생이 못보고 지나가다가 밟거나 차거나 해서 충격을 받았나보다. 집어들어서 살짝 꺾어보니 툭하고 부러지면서 안에 있던 것들이 마구 쏟아진다. 새끼손톱보다 조금 작은 크기의 시계건전지들이다. 난 화가나서 사촌동생에게 소리를 지른다. 사촌동생은 기억에서처럼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그냥 멀뚱히 서있다. 난 그 시계건전지들을 두 손에 담고 등교길을 나선다. 학교를 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이팟 나노를 고치기 위해서다. 등교길을 가면서 길은 점점 수영장 유수풀로 바뀌어간다. 비가 내리는것 같기도 하고 바닷물에 잠기는 것 같기도 한 축축한 등교길이 끝나고 어느새 수영장이 끝나있다. 수리점이 가까워졌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모아놓은 두 손을 본다. 시계건전지들은 거짓말같이 떠내려가고 없다. 수영장 물이 목까지 잠겼으니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다. 난 아주 기분이 나빠져서는, 울고싶은 심정으로 빈 손을 보고 서 있다. 거기서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정말 자면서 울어버렸을 거란 확신이 들면서, 기상시간보다 한시간 일찍 깨서 시계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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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긍정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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