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를 찌르는 통찰

2017. 11. 9. 21:54

"woman try to sell sex and man try to sell autism."

트위치에서 흔히 여성 스트리머들은 본인의 여자다움을 방송에 많이 이용하고 남성 스트리머들은 본인이 (주로 게임에서) 남들과 차별적으로 행할 수 있는 힘을 과시한다. 왜냐면 시청자인 남성들의 흥미가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다만 그것을 섹스와 자폐를 판다라고 딱 잘라서 내뱉으니 그 틀 안에 들어가있는 당사자로써는 편하게 받아들이기는 조금 당황스러울 수도 있겠다.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면서 몰입하는 모습을 자폐적이라고 여기고 비웃는 태도가 틀렸다고 볼 수 있을까? 잘못된 접근이긴 하다만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폐증을 구글링하고, 위키백과에서 자폐증의 기준에 대해서 읽다보면 피식 웃음이 나오게 되기도 한다. 우리가 놀려대는 방구석 폐인들이 사실상 자폐적으로 기능하는 면이 있기는 하니까.

여기서 문제는 내가 얼마나 인터넷에 노출되면서 정서적으로 무뎌졌는가이다. 내가 너무 둔감해졌을까? 인터넷의 자극적인 문화에 물들어 나는 소수자에게 상처를 주는 코드에만 웃게 되는 걸까? 내가 평균적이라 생각했던 사람들이 실제로는 무지하고 폭력적인 다수에 불과한 걸까? 얼마나 우리는 옳게 살아야 하는 건지, 일상 생활에서 마주치지 못했던 가상의 소수자를 우린 어디까지 가정하면서 입을 놀려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내가 나를 자조적으로 일컫는데 남은 신경써줘야 한다는 태도에서 아마 모순점이 생긴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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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긍정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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