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00번 버스의 현금수거통 뚜껑이 덜컹, 탕. 덜컹, 탕. 하고 두 번 까딱거린다. 돌격소총의 발사모드를 내가 자동에서 단발로 까딱거리듯 버스기사도 운전중에 손버릇이 있는 걸까? 그치만 그의 손은 기어 위에 얌전히 있다. 휴지를 찢어 탁자 위에 쌓아놓기, 영수증으로 종이 학이나 개구리 접기, 빨대를 베베 꼬아놓기. 손을 놀리면 덜 불안해진다.
비는 아주 조금 내린다. 화면 액정위에 빗방울도 잘 쌓이지 않는다. 가을방학의 사하를 틀었다. 슬픔의 행복은 뭘 말한 걸까? 가사를 보면 두 심장의 온도가 마냥 내려갈 것 같지는 않지만서도..
난 음악의 수준을 뭐로 구분지은 걸까? 참신한 은유? 솔직한 인간의 감정? 일상의 일들을 보여지는 것 너머의 시점으로 바라보는 관점?
울음은 중독되는 것이라니 좀 신기하면서도 납득이 갔다. 슬픈 것은 좋다. 우울한 비애의 것을 감상하며 무겁고 편안해지는 내 회로들을 느낀다. 이 먹먹함은 무기력한 몸에 마지막으로 느낄 수 있는 말초적인 자극인 걸까? 이 것은 너무도 거대한 것이어서, 희열과는 비교할 수도 없이 나를 감싸고 누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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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긍정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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